국내 쌀 문제 발생의 매커니즘에는 소비 감소→공급과잉→가격 하락이라는 연결고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전략작물 전환 유도, 다각적인 소비촉진운동 전개, 시장격리 등의 수단이 매년 동원되고 올해는 벼 재배면적 감축까지 추진하는 상황이다. 수급안정이 핵심인데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은 방법들이다 보니 해마다 쌀 문제는 주요 농정이슈로 떠오른다.
일부 농민단체들은 공급과잉 측면에서 저율관세할당(TRQ) 의무수입 쌀에 대한 문제 제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재협상을 통해 의무수입을 중단하거나 국내 소비량 감소를 반영한 물량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매년 TRQ 방식으로 꼬박꼬박 들어오는 의무수입 쌀이 40만8700t에 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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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의무수입 쌀은 지난 5년(2019∼2023년) 동안 연평균 36만7000t이나 시장에 풀렸다. 가공용 63.8%, 주정용 26.3%, 사료용 6.9%, 원조용 3% 순이었다. 더군다나 2023∼2024년 중·단립종 수입 쌀의 가공용 특별공급가격은 1㎏당 591원으로 미국·호주·중국에서 들여올 때증권투자공부
단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베트남·태국산 장립종도 1㎏당 130·168원씩 손해를 보고 521원에 공급했다. 이처럼 헐값에 매년 가공·주정용으로 공급된 33만t의 상당량을 국내산으로 대체하면 소비 확대를 통한 공급과잉 문제를 다소나마 완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일본은 상당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의무수입 쌀(76만700주식개미들의모임
0t)의 86.6%를 사료용으로 처리한다고 한다. WTO 재협상이 아닌 만큼 우리도 가공·주정용 방출을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사료용·바이오연료용 등 비식품용으로 처분하는 일은 정부 의지만 있다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국내 의무수입 쌀 35만4000t을 사료용으로 공급할 때 생기는 2231억원의 재정 부담은 도입단가와 판매가격의 차이로 발생하는 재정 결손액(슬롯머신
2295억원)과 비슷하고, 사료 수입 대체 등 부수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농협 미래전략연구소의 분석이다. 정부가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을 우려하는 식품·주류 제조업체에 국산 쌀 사용 시 구매 보조나 세제혜택 부여 등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동시에 용도별 공급 비중 조정에 전향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