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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에 따른 골도 그만큼 더 깊었다. ‘최악’을 피했다지만,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누렸던 비교우위를 상실했다는 점은 투자자의 실망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 과세 대상과 액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충격에 투심이 완전히 무너졌다. 장 중 한때 3280선까지 넘었던 코스피가 3100대 초반으로 급락한 이틀간 시총도 108조원 넘게 증발하고 말았다.
여권의 ‘대주주’ 기준 상향 가능성과 관세, 원/달러 환율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각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전자책관련주
이 호재가 이어지는 주요 섹터에 주목할 시점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7월 한 달 상승폭 대부분 반납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나 급락한 3119.41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도널드 트럼프 카지노릴게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가 발효된 충격에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4월 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과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코스피 지수의 낙폭은 135.06포인트(4.15%)에 달한다. 시가총액으론 108조아비스타 주식
2099억원(2671조7867억→2563조5768억원)이나 급감했다.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3254.47까지 상승하며 2021년 8월 9일(3260.42)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에는 장 중 한때 3288.26까지 올라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했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섰고바다이야기오리지널
, 지난 1일엔 하루 100포인트 넘게 떨어진 탓에 7월 한 달간 쌓아온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이 사실상 후퇴하면서 정책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던 종목들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면서 “미국의 대외관세 부과 본격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약화 등 요인한국선재 주식
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매도세가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주요 수출주 ‘휘청’·高배당주 ‘뚝’…설상가상

코스피 시총 상위 50개 종목의 주가 향방만 보더라도 최근 2거래일간 투자자들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영향과 향후 투자 전략, 세제개편안 발표에 주목했다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관련주는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2거래일간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5.83%, 8.70%나 급락했다. 현대모비스(-7.50%), 현대글로비스(-1.34%) 등 차 부품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문제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수준의 15%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는 점에서 기존에 갖고 있던 우위마저 이번에 사라졌다는 점이다. 한국은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 10년 가까이 미국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한 바 있다. 반면, 일본과 EU는 그간 2.5%의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출발선부터 한국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액 중 27.2%를 차지하는 수출 효과 섹터다. 작년 자동차 총수출액(707억8900만달러)의 49.1%인 347억4400만달러를 미국에서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106억800만달러) 대미 수출액의 3배가 넘는다.
이 밖에도 ▷반도체 섹터의 삼성전자(-5.10%), SK하이닉스(-2.09%) ▷이차전지 섹터의 LG에너지솔루션(-5.09%), SK이노베이션(-12.97%), 삼성SDI(-7.77%), 포스코퓨처엠(-7.11%) ▷의약품 섹터의 삼성바이오로직스(-5.83%), 셀트리온(-4.89%) 등도 하락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반도체·의약품 관세의 경우 ‘최혜국 대우’를 받도록 약속했다지만, 기본 세율 자체가 높을 경우 충격을 피하긴 힘들다는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코스피 5000’을 기치로 증시 부양책을 내놓던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었단 점도 명확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고배당주로 불리며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금융·보험주, 지주사주가 줄줄이 급락하면서다.
최근 2거래일간 금융·보험주 중엔 KB금융(-6.03%), 신한지주(-5.52%), 삼성생명(-5.97%), 하나금융지주(-4.30%), 메리츠금융지주(-4.37%), 삼성화재(-5.745), 기업은행(-4.36%)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지주사주 중에서도 삼성물산(-7.86%), HD한국조선해양(-3.24%), SK스퀘어(-5.20%), SK(-7.14%), LG(-5.06%) 등의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한다는 등 내용이 담긴 것이 대규모 매도를 유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한국의 압도적 낙폭은 대내 이슈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세제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제약을 넘지 못하면서 실망 매물 출회를 유발했다”고 짚었다.

“정부·與 세제개편안 재검토 여부 집중”

증권가에선 한동안 코스피 지수가 국내외 ‘정책’의 향방에 따라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단기적으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만큼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때가 됐다는 전망도 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등락이 이어지면서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면서 “현재 코스피는 단기 오버슈팅 영역에 있는 만큼 작은 트리거에도 매물소화·과열해소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실적시즌도 진행 중인 만큼 그동안 기대감에 급등했거나 우려로 낙폭이 과대했던 업종의 실적을 확인하며 키 맞추기와 순환매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면서 “조선, 기계, 방산, 미디어/엔터 등 이익 모멘텀 견고한 주도주는 단기 상승 부담이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을 활용한 매집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연합]


정부와 여당 내에서 10억원 대주주 기준을 상향할 가능성 등 세제개편안 재검토 움직임에 이번 주 투자자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세발 변동성 노출이) 길어질수록 증시 활성화,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의 진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정부에서도 시장 반응, 투자자 의견을 수렴해 가면서 과세 리스크를 완화하는 쪽으로 바꿔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내외적 정책 리스크에 따른 급락장세 속에서도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 섹터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2거래일간 코스피 시총 상위 50개 종목 중 단 4개(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삼양식품)만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주가가 무려 18.59%나 급등했다.
이번 관세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미국 조선업을 더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끌며 관세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단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약속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 협력 펀드‘로 조성돼 미국 내 선박 건조와 기자재 공급망 재편, 선박 유지보수(MRO) 등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