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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바위쿠르르의 ‘누가 마을을 잊었는가’ 설치 작업



예술이 ‘봄’은 선언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넓은 전시 공간과 그곳에 가득 메워진 작품들은 잠시 관람 동선을 망설이게 하지만, 안내 책자에 매겨진 번호를 따라가면 섹션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관람이 가능하다. 쉽지 않은 ‘자본세’라는 화두를 전면에 놓고도 보고 듣고 생각하도록 설계한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관객은 체험과 사유 사이를 크게 무리지 않고 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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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내년 2월22일까지 국제 협력전 ‘봄의 선언’을 연다. 이번 전시는 ACC가 홍콩 M+, 독일 ZKM 예술미디어센터와 함께 지난 1월부터 준비해 온 대형 국제 협업 프로젝트다.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라는 장소성과 ‘봄’이라는 상징을 축으로,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아시종목코드
아의 민주·평화 정신을 예술로 펼쳐낸다.
준비 과정에서 세 기관은 격주 회의를 이어가며 주제·작가·공간을 공동으로 조율했고, 그 결과 ACC와 M+, ZKM의 주요 컬렉션을 비롯해 16점의 신작까지 총 27점이 함께 공개됐다.
이번 전시는 두 갈래로 나뉜다.
첫 섹션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는 기후 10원야마토게임
위기와 경제적 불평등,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탁이 남긴 세계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장영혜중공업의 작업은 불투명한 관료주의와 권력의 비대칭을 이야기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 만나는 영상은 ‘좋은 시민이란 무엇인지, 그 기준은 누가 만드는지’ 되묻는다.
회의장 같은 공간에서 싱가포르와 중국의 역사·관계를 가온전선 주식
탐구하게 하는 호 루이 안의 작품도 인상적이다.
두 번째 섹션 ‘봄의 징표들’은 인간 중심을 넘어 비인간 존재와 공존의 감각을 확장한다.
이끼바위쿠르르는 동아시아 각지의 마을을 찾아가 기록한 자료와 설치로 ‘남아 있는 것들의 시간’을 꺼내 보여준다. 김과 배추, 밥과 같은 생활의 재료가 벽면을 이루고 마을 정자에 있을 온라인게임
법한 바위에 앉아 영상을 본다. 비어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흔적이 어떻게 현재에 머무는지 느껴볼 수 있다.
체험적 작품들은 전시 주제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한다.
앤 덕희 조던의 ‘바다 터널’에서는 입장 전 촬영한 관람객의 얼굴을 기반으로 ‘바다 생물이 된 나’가 생성되고, 그 상태로 미디어아트 터널을 통과하는 몰입을 경험한다. 바닥 거울이 더해지면 심해 속으로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감각을 경험한다. 위층에서는 페르난도 팔마 로드리게스의 움직이는 신발 무리가 전기 신호에 반응하며 살아 움직이듯 흔들린다. 사람을 은유하는 듯한 수많은 신발은 세계 곳곳 공장에서 묵묵히 일해 온 노동의 시간과 목소리를 대변한다.
광주의 맥락도 분명히 새겨져 있다. 박경근은 5·18 추모의 기억이 겹쳐진 금남로 앞에서 서로 다른 개인의 시간과 목소리를 담아 광주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잇는 영상을 선보인다.
김순기는 무등산과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동시에 시를 읊는 퍼포먼스를 통해 광주와 세계를 잇는 연대를 시각화한다.
무등산의 역사와 생태를 남도의 전통음악·미디어아트와 결합한 1995Hz의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김지하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에는 작가들의 다원적인 목소리와 세계관이 녹아 있다”며 “관람객들이 각기 다른 이야기와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