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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엄마 일이 아니야. 누구 일도 아니야. 그리고 난 권리가 있어.”
장애인의 연애와 결혼, 나아가 출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리고 이 모든 결정을 내릴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장애인의 인권 문제를 이야기할 때면 꼭 따라붙는 논쟁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젤리피쉬’는 이 논쟁에 정면으로 맞선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주인공 ‘켈리’가 비장애인 남성 ‘닐’과 연애하고 성적 관계를 맺고 출산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어머니 ‘아그네스영우통신 주식
’와 빚는 갈등을 보여준다.
원작은 영국 극작가 벤 웨더릴의 희곡으로 2018년 런던 부시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뒤 영국 내셔널시어터(2019), 호주 뉴 시어터(2023) 등에서 공연했다. 국내에서는 민새롬이 연출을 맡았으며,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이 공동 제작했다. 지난 3월 모두예술극장에서의 초연을 거쳐 국립극단 휴바이론 주식
무대에 다시 올랐다.
다운증후군 당사자인 백지윤이 ‘켈리’를 연기한다. 그동안 장애인이 겪는 갈등과 고민을 다룬 연극은 많았지만, 장애인 배우가 이를 직접 연기하는 건 흔치 않았다. 켈리와 닐, 아그네스의 삐걱거리는 관계를 중재해주는 인물 ‘도미닉’은 저신장장애인 김범진이 맡았다.
백지윤은 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광동제약 주식
특별 공연에서 발레 ‘지젤’을 소화했고, 드라마 ‘고고송’(2019)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이번엔 인터미션을 포함해 145분의 길이에 대사량이 엄청난데도 끈기 있게 해냈다.
다만, 배우 본인의 특수성을 고려해 조금은 특별한 무대를 꾸렸다. 공연 시작 전과 인터미션 때는 스크린에 ‘연극 준비’라는 문구가 뜬다. 무대 위로 배우들과 스태프들릴게임 온라인 씨엔조이
이 함께 올라와 몸을 풀면서 워밍업하는 시간이다. 관객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하나 더 특이한 점은 백지윤이 연기하는 동안 배우 곁에 프롬프터가 따라붙는다는 것. 프롬프터는 일종의 조력자로, 배우가 필요로 하는 타이밍에 대사를 한두 단어 말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백지윤은 긴장하지 않고 차분히 대사를 이어주식학원
갈 수 있었다.
‘젤리피쉬’가 객석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장애인들의 사랑도 비장애인들이 느끼는 바와 다를 바 없으며 연애와 결혼, 출산은 타인이 아닌 본인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극 말미에 켈리는 말한다. “나는 진짜 좋은 엄마가 될 거야. 지켜봐.” 공연은 21일까지 계속된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