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4월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서 취재진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법원이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 감사에 착수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태도인데, 공수처 수사도 현재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공수처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지귀연 재판부’ 불신 여론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혐의 재판을 맡고 있는 지 부장판사는 지난 3월 구아시아1호 주식
속 취소 결정에 이어 재판 지연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룸살롱 접대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 부장판사가 2023년 여름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에서 여성 종업원과 함께 고가의 술을 마셨고, 직무관련성이 있는 법조계 후배들이 접대했다는 내용이었다. 지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의혹을 부인하며 “평소 삼겹살에 소맥을 마시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주식시장시간
부장판사가 유흥주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남성 2명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고, 지 부장판사는 ‘후배들에게 저녁을 사준 뒤 술자리에 가서 사진만 찍고 귀가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곧바로 감사에 착수해 현장 조사 및 관련자 조사를 진행해왔지만 지금까지 감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황금성갈갈이
“윤리감사실이 확인한 바로는 현재까지는 객관적인 소명이, 증명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것 같다는 입장”이라며 “공수처 수사 결과를 조금 더 참고해서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고 했다. 대법원이 자체 조사 결과를 섣불리 발표했다가 이후 공수처 수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을 의식한 조차트보는법
처로 보인다.
공수처는 시민단체가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 부장판사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지난 5월 사건을 접수한 뒤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을 뿐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24일 “계획에 따라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대법원과 공수처가 사실상 의혹 규명에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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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부에선 내란 사건 재판부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속한 결론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다가오는 국감에서도 얘기가 계속 나올 텐데 이 의혹이 사실이면 바로 재판에서 제외하고, 아니면 아니라고 발표를 해서 법원이 그 전에 논란을 털고 가야 한다. 전 국민이 내란 재판이 열리는 법원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런 의혹이 계속 언급되면 법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재경 지역 법원의 한 판사도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상세히 밝히면 이 일로 생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까지 공수처만 쳐다보고 있을 건가”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