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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 왜.? 는 아는군. 말을 차라도 거죠.도내 극단들이 9, 10월 잇달아 새 작품을 발표합니다. 이 시기에 내보인 신작은 이듬해 경남연극제에 출품하기도 해 경남 연극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것은 기대와 설렘입니다. 신작을 내보여야 하는 극단은 긴장감이 크겠지만, 그 사정을 잘 알 리 없는 관객들은 신작을 기대하며 설렘을 안고 공연장을 찾기 마련이지요. 관객 처지에서 설렘만을 갖고 도내 극단들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기사로나마 작품을 접해보고, 마음이 닿는 연극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연극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이의 삶을 살아보고 이해하는 데 있다고 하죠. 이는 무대 위에 서는 배우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연극을 보는 관객들도 이 시대에서, 이 사회에서 사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슨 일을 겪는지 알 수 있을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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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극단 고도의 ＜낯선 얼굴로 오는가＞ 한 장면. /주성희 기자


진해 극단 고도 신작 연극 ＜낯선 얼굴로 오는가＞(신성우 작·차영우 연출)는 극단 프로젝트 그룹 연희공방이 2022년 제43회 서울원전관련주
연극제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고도의 공연은 2일 오후 7시 30분 진해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열린다. 연극은 단막극으로 1시간 정도 상연한다.
작품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무대에 조명이 켜지자, 등장인물 최장수가 평상에 앉아 화투점을 보고 있다. 화투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내려놓는데 초조한 모습이 비친다. 어떤 패가 나왔는지 추천테마
관객에게 알려주지 않은 채 "이걸 어떻게 하냐"라며 한 번 더 화투점을 보려는 순간 전화기가 울린다. 낯선 사람이 최장수네가 어딨는지 물었다는 내용인데, 최장수는 사색이 된다. 심지어 "여기 최장수 집 아니라고! 차라리 날 데려가!"라고 외치면서 관객들 궁금증은 커진다.
궁금증만 안긴 채 시간은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 최장수의 아내 막례다인인베스트먼트
는 남편에게 핀잔을 준다. 하릴없이 화투점만 보기 때문이다. 그때 손녀 지현과 막노동을 끝내고 온 아들 일룡이 귀가해 마당으로 모인다. 막례는 인형에 눈을 붙이는 부업을 하며 살림에 보태지만, 최장수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는 지현에게 "할아버지는 운이 안 따라줘서 이 모양 이 꼴로 산다"면서 넋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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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룡은 그 모습을 마땅치 않아 하고 최장수와 사소한 말다툼을 한다. 그러다 죽은 아들 차룡의 이야기가 나온다. 일룡은 "데모하다가 죽어서 우리 식구들 전부 빨갱이로 찍혔다. 나라에서 아무것도 못 하게 했다"며 소리친다. 이런 대화 속에서 가족의 사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진해 극단 고도의 작품 ＜낯선 얼굴로 오는가＞ 한 장면. /주성희 기자


여느 날처럼 최장수는 화투점을 보는데 손님이 온다는 의미인 비광이 나온다. 그때 낯선 남성이 나타나 이점순 할머니 집을 알려달라고 한다. 곧이어 들리는 이점순 할머니의 장례 소식에 최장수는 화들짝 놀란다. 화투점에 나온 손님이 이점순 할머니를 데려갔다고 믿는다. 여기서 손님은 저승사자다. '손님은 낯선 얼굴로 온다'고 되뇌이는 최장수. 아들 일룡이 고쳐놓았다는 마을 확성기에서 불안한 경고음이 계속해서 들린다.
최장수는 손님이 몸이 약한 며느리 순영이를 데려갈까봐 정신을 반쯤 놓기에 이른다. 작품은 불안한 전화를 받는 최장수를 비추는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낯선 얼굴을 한 이가 최장수의 집을 물어보았다는 이웃의 전화가 울린다. 잘 나가지 않던 집 밖으로 나간 최장수는 며느리 순영을 살리려 고군분투하지만 일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서 순영에게 오는 손님이 낯선 얼굴을 할 것인지, 아는 얼굴로 올 것인지 관객들의 불안감과 긴장감도 함께 고조된다. 장수가 며느리 순영을 지키려 저승사자를 피하려는 노력은 결국 며느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작품은 인간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강조하고 있다.
작품에선 관객의 혼란을 가중하는 '낯선 이'의 역할과 행동이 흥미를 끌어올리는 요소가 된다.
차영우 연출은 "누구나 죽는다는 실존적인 두려움과 그에 대한 저항으로 하는 선택들 속에서 어리석은 판단으로 한 가정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삶 또한 실수투성이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면서 "죽음과 삶의 불확실성과 선택의 중요성, 그에 관한 결과를 작품으로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2025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으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다. 문의 055-545-5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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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극단 고도의 연극 <낯선 얼굴로 오는가> 홍보물. /극단 고도


/주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