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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eastorygame.top지난 23일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 현장. 김아영 기자
“꿈이 뭐냐고요? 언어 장벽으로 그저 하루하루가 생존이었습니다.”
2015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김안나(19)씨는 언어 장벽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3년 전 고려인교회에서 참석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김씨는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떻게 미래를 개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법무부의 2024년 12월 통계에 쿨사이다릴게임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CIS 국가(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출신 외국 국적 동포는 8만2000여명이며 이 중 학령기 자녀 등 청소년 인구는 1만6000여명으로 추산된다. 1860년대부터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해 140여년간 중앙아시아에 뿌리내린 고려인들은 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흩어졌다. 이들의 후손이 90년대 바다이야기게임 이후 조국을 찾아 한국으로 역이주했지만 대부분 외국인 등록증(3년 단위 비자 연장)으로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특히 중도 입국한 고려인 청소년들은 이중 고통을 겪는다. 언어 장벽 게임릴사이트 에 가로막혀 학교 교육에서 소외되고 고려인도 한국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 속에 깊은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 척박한 디아스포라의 땅에 한국교회가 꿈이라는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한국어 실수할까 봐… 아예 말을 안 했어요”
릴박스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김씨의 이야기는 한국에 사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현실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에 온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달랐다. 학교는 그저 있 알라딘게임 어야 하는 곳일 뿐이었다. 그는 언어 때문에 학원에도 갈 수 없었다고 했다.
“수업 내용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말할 때 실수할까 봐 주저하는 마음이 컸어요. 러시아어를 쓰는 고려인 친구 몇 명하고만 어울렸어요. 중학교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죠. 한국어 실력은 크게 늘지 않았어요.”
2022년 카자흐스탄에서 온 동갑내기 허티나(19)씨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편입한 그는 “처음에는 같은 반 학생들이 저에게 다가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제가 말을 못 하니 점점 고립됐다”고 회고했다.
고려인 목회자가 세우는 디아스포라 청소년
배 드미트리 목사는 김씨와 허씨처럼 한국에 중도 입국한 고려인 청소년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이들의 영적·심리적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인 선교사를 만나 복음을 받아들였다. 1998년 한국에 온 그는 대전 침례신학대에서 학부를 졸업한 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러시아 체첸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활동했고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서 고려인 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평택 안성 안산 김포 등 4곳에 분립 개척했다.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등을 가르치면서 사역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갈 곳 없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교회로 놀러 왔어요. 이들과 탁구를 하고 얘기하면서 친해졌죠.”
지난 23일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 현장. 김아영 기자
배 목사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언어 소통 부족과 함께 부모와의 분리를 꼽았다. “중도 입국한 아이들은 3~4년간 부모와 떨어진 채 조부모와 살다가 나중에 한국에 입국해요. 부모 손길이 한창 필요한 시기에 부모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갑자기 낯선 환경에 던져지니 문화적 충격이 크죠.”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배 목사의 고민은 3년 전 기독교선교횃불재단(원장 유승현)을 만나며 구체적인 희망으로 바뀌었다. 재단은 2022년 세계선교대회를 기점으로 ‘디아스포라 2기 사역’을 선포했다. 일회성 대회를 넘어 한국에 사는 고려인 디아스포라 청소년의 실질적 필요를 채우는 ‘횃불디아스포라교육아카데미(TDLA)’를 시작했다. 이 사역은 고려인교회와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TTGU) 재학생과 졸업생이 강사진으로 동참하고 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재단이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안산 김포 세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한 ‘2026 TDLA’는 단순한 방학 캠프가 아니었다. 고려인 교회와 협력해 개최한 TDLA에는 고려인 청소년 70여명이 참석했다. TTGU 교수진과 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해 상담 진로 인공지능(AI)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너는 하나님의 자녀” 예배와 진로 탐색
지난 23일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 현장. 김아영 기자
지난 23일 TDLA가 한창 진행되던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배 드미트리 목사)를 방문했다. 10여명의 고려인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기타를 둘러멘 배 목사가 찬양을 인도하고 스태프로 나선 김씨가 배 목사 곁에서 찬양팀원으로 섬겼다. 참석자들은 러시아어로 찬양을 부른 뒤 1시간가량 예배를 드렸다.
예배 시간 TTGU 졸업생인 임혜림 목사가 갈라디아서 5장 22~23절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러시아 선교사로 활동한 경험을 전하며 “저도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안 돼서 너무 힘들었다. 다행인 건 시간이 지나면 점점 적응하게 된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가능해지면 여러분에게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인공지능(AI) 강의에서 강사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창의적인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시대”라며 “돈을 좇지 말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면 재정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챗GPT로 그림을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수노(SUNO)로 노래를 만드는 실습에 참여했다. 두 번째 강의에서 고려인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하고 인생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한국에서 언어 소통의 어려움과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던 고려인 청소년들은 TDLA를 통해 복음을 알게 됐으며 자존감도 회복했다.
배 목사는 김씨의 변화에 대해 “3년 전에는 자살까지 생각했던 친구였는데 현재 청소년 그룹 리더로 성장했다”며 “예수님을 믿고 삶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곳에서 무엇보다 한국인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씨는 “강사들의 헌신을 보면서 마치 한국이 우리를 받아들인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나중에 이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씨는 지난해 TDLA 프로그램에서 만난 상담 교사와 일대일 면담을 가진 뒤 통역사의 꿈을 갖게 됐다. 김씨와 함께 스태프로 봉사하는 그는 “후배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TDLA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해온 박형진 TTGU 선교학 교수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부모들이 거의 맞벌이로 일하다 보니 방학 중에는 이들이 사실상 방치된다”며 “고려인은 중앙아시아에서 타민족 중에서는 고학력·전문직으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2등·3등 시민 취급을 받는 것에 상처를 받는다. 한국교회에서는 아무래도 이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역부족인 상태”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예전에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막연하게 ‘돈 벌고 싶다’고 했는데 TDLA를 통해 신앙을 갖게 되고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것도 보게 된다”며 “무엇보다 이들의 표정이 밝아져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광주 고려인마을, 사회자원 연계로 일군 60% 진학률
사단법인 고려인마을 제공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마을에는 7000여명의 고려인이 거주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이 마을 공동체를 일군 곳이다. 2000년 초반부터 고려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고 2004년 재외동포법 개정으로 CIS 지역 고려인의 합법적 장기체류가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이주가 증가했다. 이후 산업단지 근처 저렴한 주택지를 중심으로 집거지가 형성됐다. 이곳에서 고려인 청소년들은 각종 교육 기관과 은퇴교사,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꿈을 키우고 있다.
겨울방학인 현재 고려인마을 청소년문화센터에는 매일 30여명의 청소년이 한국어 영어 수학 등을 배우며 미래를 준비한다.
고려인 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지역에서 정체성 혼란, 언어 소통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부분들이 대부분 해결된다는 점이다. 고려인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아 이들의 대학 진학률은 60%에 달한다. 고려인 마을은 새날학교를 20여년간 운영하면서 중도입국 청소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학업 중단 방지 및 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사단법인 고려인마을 제공
이들에게 국적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새날학교 교장으로 고려인마을 교육을 주도해온 이천영 광주고려인마을교회 목사는 “이들은 외국인 등록증으로 3년에 한 번씩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며 “고려인 공동체 안에서 차세대 지도자들이 나오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려인 마을은 리더십 개발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주민 사역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려인 사역에 관심 있는 교회들과 더 많은 네트워크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고려인 교회와 한국교회가 소통하며 동반 상승을 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포=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꿈이 뭐냐고요? 언어 장벽으로 그저 하루하루가 생존이었습니다.”
2015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김안나(19)씨는 언어 장벽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3년 전 고려인교회에서 참석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김씨는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떻게 미래를 개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법무부의 2024년 12월 통계에 쿨사이다릴게임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CIS 국가(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출신 외국 국적 동포는 8만2000여명이며 이 중 학령기 자녀 등 청소년 인구는 1만6000여명으로 추산된다. 1860년대부터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해 140여년간 중앙아시아에 뿌리내린 고려인들은 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흩어졌다. 이들의 후손이 90년대 바다이야기게임 이후 조국을 찾아 한국으로 역이주했지만 대부분 외국인 등록증(3년 단위 비자 연장)으로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특히 중도 입국한 고려인 청소년들은 이중 고통을 겪는다. 언어 장벽 게임릴사이트 에 가로막혀 학교 교육에서 소외되고 고려인도 한국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 속에 깊은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 척박한 디아스포라의 땅에 한국교회가 꿈이라는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한국어 실수할까 봐… 아예 말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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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김씨의 이야기는 한국에 사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현실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에 온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달랐다. 학교는 그저 있 알라딘게임 어야 하는 곳일 뿐이었다. 그는 언어 때문에 학원에도 갈 수 없었다고 했다.
“수업 내용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말할 때 실수할까 봐 주저하는 마음이 컸어요. 러시아어를 쓰는 고려인 친구 몇 명하고만 어울렸어요. 중학교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죠. 한국어 실력은 크게 늘지 않았어요.”
2022년 카자흐스탄에서 온 동갑내기 허티나(19)씨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편입한 그는 “처음에는 같은 반 학생들이 저에게 다가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제가 말을 못 하니 점점 고립됐다”고 회고했다.
고려인 목회자가 세우는 디아스포라 청소년
배 드미트리 목사는 김씨와 허씨처럼 한국에 중도 입국한 고려인 청소년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이들의 영적·심리적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인 선교사를 만나 복음을 받아들였다. 1998년 한국에 온 그는 대전 침례신학대에서 학부를 졸업한 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러시아 체첸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활동했고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서 고려인 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평택 안성 안산 김포 등 4곳에 분립 개척했다.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등을 가르치면서 사역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갈 곳 없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교회로 놀러 왔어요. 이들과 탁구를 하고 얘기하면서 친해졌죠.”
지난 23일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 현장. 김아영 기자
배 목사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언어 소통 부족과 함께 부모와의 분리를 꼽았다. “중도 입국한 아이들은 3~4년간 부모와 떨어진 채 조부모와 살다가 나중에 한국에 입국해요. 부모 손길이 한창 필요한 시기에 부모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갑자기 낯선 환경에 던져지니 문화적 충격이 크죠.”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배 목사의 고민은 3년 전 기독교선교횃불재단(원장 유승현)을 만나며 구체적인 희망으로 바뀌었다. 재단은 2022년 세계선교대회를 기점으로 ‘디아스포라 2기 사역’을 선포했다. 일회성 대회를 넘어 한국에 사는 고려인 디아스포라 청소년의 실질적 필요를 채우는 ‘횃불디아스포라교육아카데미(TDLA)’를 시작했다. 이 사역은 고려인교회와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TTGU) 재학생과 졸업생이 강사진으로 동참하고 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제공
재단이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안산 김포 세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한 ‘2026 TDLA’는 단순한 방학 캠프가 아니었다. 고려인 교회와 협력해 개최한 TDLA에는 고려인 청소년 70여명이 참석했다. TTGU 교수진과 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해 상담 진로 인공지능(AI)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너는 하나님의 자녀” 예배와 진로 탐색
지난 23일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 현장. 김아영 기자
지난 23일 TDLA가 한창 진행되던 경기도 김포 생명나무교회(배 드미트리 목사)를 방문했다. 10여명의 고려인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기타를 둘러멘 배 목사가 찬양을 인도하고 스태프로 나선 김씨가 배 목사 곁에서 찬양팀원으로 섬겼다. 참석자들은 러시아어로 찬양을 부른 뒤 1시간가량 예배를 드렸다.
예배 시간 TTGU 졸업생인 임혜림 목사가 갈라디아서 5장 22~23절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러시아 선교사로 활동한 경험을 전하며 “저도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안 돼서 너무 힘들었다. 다행인 건 시간이 지나면 점점 적응하게 된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가능해지면 여러분에게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인공지능(AI) 강의에서 강사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창의적인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시대”라며 “돈을 좇지 말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면 재정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챗GPT로 그림을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수노(SUNO)로 노래를 만드는 실습에 참여했다. 두 번째 강의에서 고려인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하고 인생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한국에서 언어 소통의 어려움과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던 고려인 청소년들은 TDLA를 통해 복음을 알게 됐으며 자존감도 회복했다.
배 목사는 김씨의 변화에 대해 “3년 전에는 자살까지 생각했던 친구였는데 현재 청소년 그룹 리더로 성장했다”며 “예수님을 믿고 삶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곳에서 무엇보다 한국인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씨는 “강사들의 헌신을 보면서 마치 한국이 우리를 받아들인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나중에 이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씨는 지난해 TDLA 프로그램에서 만난 상담 교사와 일대일 면담을 가진 뒤 통역사의 꿈을 갖게 됐다. 김씨와 함께 스태프로 봉사하는 그는 “후배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TDLA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해온 박형진 TTGU 선교학 교수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부모들이 거의 맞벌이로 일하다 보니 방학 중에는 이들이 사실상 방치된다”며 “고려인은 중앙아시아에서 타민족 중에서는 고학력·전문직으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2등·3등 시민 취급을 받는 것에 상처를 받는다. 한국교회에서는 아무래도 이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역부족인 상태”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예전에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막연하게 ‘돈 벌고 싶다’고 했는데 TDLA를 통해 신앙을 갖게 되고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것도 보게 된다”며 “무엇보다 이들의 표정이 밝아져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광주 고려인마을, 사회자원 연계로 일군 60% 진학률
사단법인 고려인마을 제공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마을에는 7000여명의 고려인이 거주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이 마을 공동체를 일군 곳이다. 2000년 초반부터 고려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고 2004년 재외동포법 개정으로 CIS 지역 고려인의 합법적 장기체류가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이주가 증가했다. 이후 산업단지 근처 저렴한 주택지를 중심으로 집거지가 형성됐다. 이곳에서 고려인 청소년들은 각종 교육 기관과 은퇴교사,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꿈을 키우고 있다.
겨울방학인 현재 고려인마을 청소년문화센터에는 매일 30여명의 청소년이 한국어 영어 수학 등을 배우며 미래를 준비한다.
고려인 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지역에서 정체성 혼란, 언어 소통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부분들이 대부분 해결된다는 점이다. 고려인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아 이들의 대학 진학률은 60%에 달한다. 고려인 마을은 새날학교를 20여년간 운영하면서 중도입국 청소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학업 중단 방지 및 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사단법인 고려인마을 제공
이들에게 국적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새날학교 교장으로 고려인마을 교육을 주도해온 이천영 광주고려인마을교회 목사는 “이들은 외국인 등록증으로 3년에 한 번씩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며 “고려인 공동체 안에서 차세대 지도자들이 나오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려인 마을은 리더십 개발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주민 사역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려인 사역에 관심 있는 교회들과 더 많은 네트워크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고려인 교회와 한국교회가 소통하며 동반 상승을 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포=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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