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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폴크스바겐이 지난 9일 국내 출시한 신형 ‘골프 GTI’에는 손가락으로 꾹 누를 수 있는 핸들 ‘버튼’이 3년 만에 다시 생겼다. 운전 중 음성 인식이나 주행 보조 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해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버튼이다. 지난 2022년 12월 출시된 앞 세대 모델에선 손가락 접촉을 감지하는 터치 방식을 도입했는데, 꾹 눌러야 작동하는 옛날식 버튼을 부활시킨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주력 전기차 모델 ‘ID.3′와 ‘ID.4′의 에어컨이나 자동차 오디오 음향 조절 기능도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는 현재의 방식을 내년부터는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안드레아스 민알라딘
트 폴크스바겐 디자인 총괄은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 인터뷰에서 버튼의 부활에 대해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는 전화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퇴출시켰던 옛 버튼들을 부활시키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자동차가 ‘움직이는 스마트폰’처럼 진화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경쟁적으로 터치 방식의 커다초보주식
란 디스플레이를 실내에 넣고, 이를 통해 차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것을 신기술로 소개해왔다. 그런데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능이 몰리며 정작 원하는 기능을 찾으려면 몇 차례 화면을 넘기는 등 조작의 직관성이 낮아졌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다. 심지어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여럿 나오자 아예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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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부활하는 물리 버튼
2019년 독일에선 한 운전자가 빗길에 테슬라 ‘모델3’를 운전하다 와이퍼 작동 방식 때문에 사고를 냈다며 소송을 냈다. 모델3는 와이퍼를 계속 작동하거나 속도를 바꾸려면 디스플레이를 이용sbs컨텐츠허브 주식
해야만 하는데, 이게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이었다. 운전을 하면서 시야를 전방에 고정해야 하는데, 단순한 기능을 조작하는 데도 화면을 보며 터치를 해야 하는 바람에 사고 위험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며 법적 분쟁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SUV ‘아이오닉 5′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공조와 열선 등 기능의 조작바다이야기오리지널
방식을 디스플레이에서 물리 버튼으로 변경했다. 최대 시장 미국 소비자 반응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관적인 방식을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선 신차에 아날로그 버튼이 빠지면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게 일반적”이라며 “처음엔 버튼 없는 조작이 획기적이란 반응도 있었지만 지금은 버튼이나 손잡이를 다는 옵션이 생길 정도”라고 했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른 테슬라 SUV ‘모델 Y 주니퍼’는 핸들 옆 방향 지시등(깜박이) 레버가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2023년 세단 ‘모델3′를 시작으로 이 레버를 없애고, 대신 핸들 위에 작은 버튼 2개를 배치해 깜박이를 작동시키도록 했다. 하지만 “조작이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레버를 되살린 것이다.
◇“과도한 터치스크린 사용, 사고 위험 높여”
유럽은 물리 버튼이 있으면 더 높은 평가를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대표적인 신차 안정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는 내년부터 물리 버튼 유무를 평가 기준에 반영한다. 차량이 최고 안전 등급을 받으려면 비상등과 방향 지시등, 전면 와이퍼, SOS 호출 등 다섯 가지 기능 모두 물리 버튼이 장착돼 있어야 한다. 제어 장치를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옮기면서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게 되고, 주의 산만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샤오미는 작년 전기차 ‘SU7’을 출시하며 탈부착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옵션으로 출시했다. 기본적으로 버튼을 없애고 차량 기능의 대부분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하도록 차량을 설계했지만, 70만원 안팎의 부품을 구매해 디스플레이 아래에 달면 볼륨 조절 등을 버튼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 동안 유행처럼 대부분의 브랜드가 물리 버튼을 없앴지만 자주 쓰고 안전과 직결되는 버튼부터 부활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