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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도 정상은 후회가 된 진화랄까. 벌떡 흘리다가'이피세(世)' 표지 이미지 [난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글을 쓸 때는 내 몸에서 미술이 떠나지 않는다. 미술을 할 때도 내 몸에서 글이 떠나지 않는다."('작가의 말'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 현대예술 재단(FCA)이 선정하는 '도로시아 태닝 상'을 받은 현대미술 작가 이피(44·본명 이휘재)가 처음 책을 펴냈다.
출판사 난다는 14일 이피 작가가 2010∼2022년에 쓴 미발표 에세이와 그의 미술 작품 도판을 엮은 책 '이피세(世)'를 출간했다.
제목은 2019년 서울에서 개최한 이피 작가의 개인전 '현생누대 신생대 이피세'에서 왔다. 난다 대표인 릴게임다운로드
김민정 시인이 이 전시에 걸린 이피 작가의 짧은 글을 인상깊게 읽고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책은 예술가로서의 내면을 기록한 에세이를 담은 1부 '미술계와 영계', 작가가 자기 작품들에 보내는 편지인 2부 '나의 작품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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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현대미술 작가 이피(44·본명 이휘재)가 이달 13일 서울 종로구 아트스페이스3에서 '이피세(世)' 출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난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피 작가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림과야마토
글쓰기를 따로 떨어트려 생각해본 일이 없다"며 "혜성이 지나가면 꼬리가 남듯 그림을 그린 뒤에는 늘 잔여물처럼 글이 남았다"고 말했다.
책은 작가의 예술세계에 영감을 준 일화들을 다룬다. 대표적인 것이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얽힌 추억이다. 1부에 실린 '승천의 흔적들은 모두 봉지에서 만난다'는 늘 청결하고 좋은 냄새가 나던 할머니가 병으대한제분 주식
로 입원한 뒤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험을 담았다.
"사랑과 자비의 화신이었던 할머니에게서 냄새가 나다니. 붓다는 공양으로 받은 음식을 먹고 탈이 나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그는 설사하고 토하느라 냄새가 몹시 났을 것이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도 피 냄새와 땀 냄새를 역하게 풍겼을 것이다."(본문에서)
이 경험은 그가2010년주도주
2010년 '승천하는 것은 냄새가 난다'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마른오징어를 사람의 형상으로 이어 붙인 미술작품이다.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표지 이미지 이피 작가으 드로잉이 표지에 쓰인 책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문학과지성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피 작가는 김혜순 시인과 이강백 극작가의 딸이다. 김 시인의 '죽음 3부작'으로 불리는 세 편의 시집을 엮은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표지 그림은 딸인 이피 작가가 그린 드로잉이다.
김혜순 시인이 여성의 몸을 화두로 하는 시로 주목받았듯 이피 작가 역시 몸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작품들을 여럿 선보였다. 이번 책의 표지에 실린 미술작품 '천사의 내부'는 여성의 몸을 금가루와 아크릴 물감으로 표현했다.
이피 작가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인종차별을 심하게 당했다"며 "그 무렵부터 나를 감싸는 '껍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예술가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창작물을 접하고 예술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시카고미술대학에서 공부한 이피 작가는 강화 플라스틱, 불화의 금가루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회화와 조각 설치 등을 선보여왔다.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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