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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이 따로 없어서 너무 더우면 트럭에서 에어컨 틀고 10~20분 쉬어요."
9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의 한 도로공사 현장에서 만난 곽성주(68)씨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7도까지 올랐다. 공사 현장 근무가 15년째라는 그도 올해 폭염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업무 특성상 철근과 목재를 수시로 옮겨야 하는 곽씨는 "해마다 무더워지는 날씨에 일이 갈수록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올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벌써 7명 나왔다. 이틀 전인 7일 경엘디티 주식
북 구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숨진 20대 베트남 근로자 A(23)씨를 빼고도 이미 역대 최다 기록이다. A씨는 동료에게 발견됐을 때 체온이 40.2도나 돼 온열질환 사망으로 추정되지만, 사인이 불분명해 아직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옥외 근로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효성 있는 폭염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인터넷으로주식거래


온열질환 사망 근로자 14명 중 10명 건설업 종사자



2020~2024년 산업업종별 온열질환 산재 인정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9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이 2대체에너지관련주
020년부터 5년간 온열질환에 따른 산업재해를 인정한 137명 중 건설업 종사자는 64명(46.7%)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특히 사망자 14명 중 10명(71.4%)이 건설업 종사자였다. 산업재해를 인정받지 못했거나 신청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일보가 이날 서울 소재 건설 현장 5곳을 돌아보동국s&c 주식
니 냉방 장치로는 감당이 안 될 만큼 더위가 심각했다. 동대문구 주택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주 6일간 근무하는 전민성(52)씨는 "차광막과 대형 선풍기를 구비했는데도 작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관리자에게 오전만 근무하고 오후에는 실내 작업만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공사 현장에 마련된 온도계엔 '37.6도'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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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종류 등에 따라 온열질환 보호 수준도 천차만별이었다. 은평구의 한 대규모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일하는 오모(62)씨는 "1시간 일한 뒤 사이렌이 울리면 예외 없이 15분을 쉬어야 한다"며 "오후부턴 옥외 작업을 멈추고 비교적 서늘한 지하 작업만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대문구 소재 소규모 주택 공사 현장의 김모(60)씨는 "물은 한 박스씩 제공되지만 보랭장구는 따로 지급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고층 건물 공사는 그늘이 많지만, 도로 공사는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현장 특성에 따른 차이도 컸다.

온열질환 예방지침 법령 안으로 들어와야



9일 서울 소재 한 주택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가 온열질환 예방 지침을 읽고 있다. 권정현 기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체감온도 33도 이상 시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 보장'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공공기관이 발주한 현장을 대상으로 폭염 기간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내용의 업무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이란 비판이 높다.
'20분 이상 휴식 의무화 ' 규칙 개정안은 폭염 관련 노동자 보호 대책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4, 5월 규제개혁위원회가 재검토를 요구하며 철회하는 바람에 규칙안이 폐기됐다. 고용부는 휴식 의무화 조항을 예방수칙에 포함했지만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이었고 결국 최근 사망사고에서 보듯 폭염 속 근로자 보호에 실패했다. 고용부는 규개위에 오는 11일 재심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상위법만 있고 시행령과 규칙이 없으면 사업주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며 "법령이 선언적 문구에 그치지 않으려면 온열질환 예방 지침이 산업안전보건 규칙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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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