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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독고예설영 작성일26-09-18 10:59 조회3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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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배우 이혜영은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이어 오는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연되는 낭독극 ‘새’ 출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처음엔 그저 대본을 읊는 낭독극인 줄 알고 가볍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출가가 인물의 숨결이 살아있는 연기를 요구하더군요. 설렘보다는 고민을 끌어안고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심장이자 상징인 교황청 안뜰 ‘쿠르 도뇌르’(Cour d‘Honneur·명예의 뜰) 무대에 한국 배우 최초로 오른 이혜영의 고백이다. 그는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1부를 무대화한 낭독극 ‘새’(연출 줄리 델리케)에서 세계적인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나란히 호흡을 맞췄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오는 10월 10~11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국내 관객을 맞이한다.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낭독극 ‘새’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1부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왼쪽)와 이혜영이 출연했다. ©아비뇽 페스티벌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만난 이혜영은 “한국을 대표해 세계적인 아비뇽 무대에 선다는 자부심과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연습에 매달렸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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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교황청 중정은 2000석에 달하는 거대한 야외극장이라 텍스트를 끝까지 전달하는 데 온 신경을 쏟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리허설 때 나눴던 섬세하고 내밀한 감정선을 온전히 쏟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며 “공간의 밀도가 다른 이번 서울 공연에서는 인물의 숨결과 감정이 관객에게 온전히 전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병원에 입원한 친구 인선의 부탁으로, 경하가 홀로 남겨진 인선의 새를 돌보기 위해 눈보라를 뚫고 제주로 향하며 시작된다. 경하는 그 여정 속에서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고, 제주 4·3 사건이 남긴 깊은 상흔을 대면한다. 낭독극 ‘새’에서는 위페르가 경하를, 이혜영이 인선을 연기했다. 이혜영은 “원작의 1부를 다루다 보니 4·3 사건의 참혹한 역사적 비극 자체보다 두 여성의 깊은 우정과 서로를 향한 애틋한 염려가 중심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낭독극 ‘새’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1부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이혜영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비뇽 페스티벌의 상징인 교황청 안뜰 무대에 섰다. ©아비뇽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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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2024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행자의 필요’에 이어 이번 ‘새’로 다시 만났다. 무대 위에서 위페르는 프랑스어로, 이혜영은 한국어로 각자의 대사를 읊는다. 서로 다른 언어로 주고받는 호흡에 대해 그는 “나는 불어 대본을 읽을 줄 알아 상대의 타이밍을 잡기 수월했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위페르의 입장에선 더 긴장되는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위페르가 극의 해설을 맡아 담담히 끌고 갔다면, 나는 인선의 감정을 뿜어내는 역할이었다”며 “아비뇽 관객에게 두 언어의 충돌은 마치 이질적인 음악이나 소리의 파동처럼 다가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료 위페르를 향한 찬사와 배움도 전했다. “위페르는 대형 무대에 단련된 단단한 발성과 압도적인 에너지를 지닌 배우였어요. 저는 혼자 완벽을 강박적으로 좇는 편인데, 위페르는 프롬프터 자막 색상까지 스태프들과 상의하며 무대를 빚어가더군요. 혼자 고립되기보다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낭독극 ‘새’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1부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왼쪽)와 이혜영이 출연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에선 공연 마지막에 한강(가운데) 작가가 직접 무대에 올랐지만, 한국 공연에서는 10대 소녀가 출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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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공연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5분에 한강 작가가 직접 등장해 한층 관심을 모았다. 한 작가는 제주 4·3의 비극과 희생을 담담히 증언하는 소설의 끝부분을 직접 읽어 내려갔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한 작가 대신 10대 소녀가 그 자리를 채운다. 이혜영은 “한 작가가 읽어 내려간 결말이야말로 작품의 핵심”이라며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고 차분하게 읽어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번에 소녀의 낭독으로 바뀌면서 작품이 또 어떤 결의 울림을 빚어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이혜영은 연극,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독보적인 연기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원래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연기를 시작했다”며 무대에 대한 여전한 갈증을 고백했다. “요즘 뮤지컬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가창과 화려한 춤을 앞세우지만, 조금 완벽하지 않더라도 짙은 감정과 연기로 무대를 꽉 채우는 것 역시 뮤지컬의 본질이라 믿어요. 기회가 되면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결국 이루지 못한 채, 죽음 직전 환상 속에서 쇼를 펼치는 여인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직접 대본을 써서라도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배우 이혜영은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이어 오는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연되는 낭독극 ‘새’ 출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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